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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2장,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것.

WithNoah 2020. 9. 26. 02:33

1.

성경을 읽을 때는 우선적으로 저자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파악해야 합니다.

기록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텍스트의 단편적인 내용만을

현시대의 시선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성령이 저자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발견하지 못합니다.

 

바울이 말하고 있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해석하기 전에 먼저 그 시대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에 어떤 모습을 본받지 말자고 말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요?

 

2.

바울이 살았던 시대는 로마의 식민지 시대입니다.

또한 로마서는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모였던 로마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그러므로 로마의 사회, 정치,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로마교회 안에 있었던 유대인과 이방인의 갈등에 대한 자료를 살펴봐야 합니다.

 

3.

9장부터 내용의 문맥을 살펴보면 바울은 유대인들을 걱정합니다. 특별히 예수를 아직 믿지 못하는 형제들을 걱정합니다. 10장에서는 그리스도의 의가,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유대인의 신분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11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버리지 않았음을 강조합니다. 이어서 남은 유대인들의 넘어짐은 이방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임을 선포합니다. 

그래서 12장 이전의 내용은 로마교회 안에 함께 속해있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간의 긴장감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연합되기 원하는 마음으로 쓰였습니다.

 

 

4.

이어서 본문 12장입니다. 내용은 11장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전체적 핵심 내용은 기존의 유대인들과 접붙임 된 이방인들이 연합되어 하나님을 다양한 은사로 섬겨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12장의 1절과 2절만 떼어서 읽을 것이 아니라, 이 두 개의 절 역시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보아야 합니다.

흐름을 보면, 1절과 2절의 내용은 바울의 두 가지 의도가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5-1.

첫 번째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가지고 있던 예배에 대한 견해입니다. 

바울은 유대인이 가지고 있었던 희생 제사 중심의 예배와 이방인들이 갖고 있었던 신전 제사 중심의 예배에 대한 인식을 

일상 속에서 예수를 통해 하나님께 예배하는 삶의 예배로 바꿉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예배입니다.

(수가성 여인과 대화를 하셨던 예수님을 생각해 보면 조금 더 자세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1세기 초대교회의 예배는 예전과 예식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나 예배는 다시 예전과 예식의 형태로  변화됩니다.  

그 후 종교개혁을 통해서 또다시 일상의 예배로 회복합니다. 

(루터가 말했던 만인 제사장과 모든 직업이 소명임은 일상의 예배를 회복하고자 했던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5-2.

두 번째는 로마의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로마서 1장 28절을 살펴보면 바울은 사회적 불의를 나열합니다.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동, 수군수군함, 비방, 능욕, 교만, 자랑, 악을 도모하는 것, 부모를 거역하는 것, 우매, 배악, 무정, 무자비입니다. 시대적인 상황을 보았을 때, 바울은 로마의 정치적인 문제와 잘못된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기록된 역사를 통해 그 시대에 얼마나 많은 차별과 악함이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사회적 모습은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하나님 나라의 관점과 충돌이 되었습니다. 오류투성인 법과  강자와 약자가 공생하지 못하는 사회구조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바울은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어진 13장부터 15장의 내용을 통해서 강자와 약자 사이의 상호 용납과 사회적 책임을 권고합니다.

 

6.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변화를 받으라는 메시지는 예배에 대해 바른 이해와 불의한 세상에서 정의 소리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시대의 기독교가 욕을 먹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배에 대한 바른 이해 없으니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성도의 삶(일상)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회의 불의와 구조적 오류를 구별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기준으로 공의와 정의를 세워나가지 못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모습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반복되어 왔던 일입니다. 그때마다 예수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의 예배를 회복하고 정의의 소리를 외쳤습니다. 애굽에서 나왔던 이스라엘의 모습, 악한 왕이 다스리던 시대의 선지자들, 로마의 식민지 앞에 믿음을 지켰던 초대 교회 사람들, 부패한 종교 앞에 개혁을 일으켰던 종교 개혁자들이 그랬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합니다.

 

7.

오늘날 바울은 로마서를 통해 잃어버린 예배와 하나님 나라의 기준을 다시 찾아야 함을 선포합니다.

불의한 것에 소리 낼 줄 아는 용기와 아름다운 것으로 일상을 채우는 삶이 성도의 진짜 예배가 됨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이사야 52:7)

 

2020.9.11 (잠깐 묵상)